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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공의 사직 1만 명", 미국 몰려올까?

      의대정원 2천명 확대를 놓고 한국정부와의 갈등 끝에 병원을 사직한 레지던트 전공의 1만 명 중 상당수가 미국으로 올 것이라는 희망과 우려가 교차히고 있다.     이들은 의대 정원의 2/3가 갑자기 늘어나는 상황에서 힘들게 레지던트 과정을 이수해봤자 의사 공급이 급증하면서 급여 등의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차라리 일반의로 취업하거나 개업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반의는 전문의 자격증 없이 개업하거나 봉직의 등으로 취업할 수 있으나, 이들이 한꺼번에 시장으로 몰리면서 임금 수준이 절반 이하로 하락하고 있다.     한국의 의료 시스템이 현재 붕괴수준으로 악화돼 의사들 요구대로 의대정원 증원 조치가 철회되더라도 의사들이 그동안 지녔던 기득권 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해외 진출을 노리는 전공의들이 많다.이런 가운데 의사 해외 취업 설명회 자리마다 수 천 여명의 전공의들이 몰리고 있다.     한인사회 입장에서 의사와 같은 전문직 이민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현재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하는 한인 의사 대부분이 미국 태생 한인이 아니라 한국 태생 한인이다.     미국 의대를 졸업한 한인 1.5세와 한국 의대를 졸업한 한인 1세 의사들이 균형을 맞춰왔으나 한국어에 익숙한 1.5세 의사와 미국에 이민 오는 한국 의사 인구가 줄어들면서 한인 커뮤니티를 상대로 하는 의사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한국 전공의 중 상당수가 미국행을 택한다면 고령화되고 있는 한인 커뮤니티가 매우 큰 실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한국 의대를 나온 전공의가 미국에서 의사로 살아남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은 한국 의대의 졸업학력을 그대로 인정하지만, 의사 면허는 별도의 시험절차와 수련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한인 L씨는 지방 의대(89학번)를 졸업하고 내과 레지던트와 군의관, 심장내과 펠로우를 거쳐 심장내과 전문의로 3년간 일하다가 35세의 나이에 미국에서 레지던트와 펠로우 과정을 다시 밟아야 했다. 한국 의사 면허는 미국에서 인정 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일반의(GP)의 제도가 없어 반드시 레지던트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한국에서의 경력과 상관없이 미국에서 3년 이상의 레지던트 과정을 수료 해야 미국에서 완전한 의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과거에는 무의촌 등 의료사각지대에서 일하는 것을 조건으로 레지던트 과정 없이 혹은 단축된 수련 과정만으로 의사면허를 받을 수 있지만, 현재는 이 제도가 운영되지 않고 있다.     미국 병원에 레지던트로 들어 가기 위한 관문이 또한 만만찮다. 외국 의대 졸업생인 경우 미국외국의대졸업생위원회(ECFMG)에 등록을 하고 미국의사면허시험(USMLE) 1,2 단계를 합격한 후 ECFMG 수료증(Certificate)를 받아야 한다. 이 수료증으로 미국 병원에 인턴으로 응시해 합격하면 그 병원에서만 일하는 조건으로 제한된 의사 면허증을 발부해 준다.     이 과정을 시작으로 레지던트 과정을 거치며 USMLE 3단계를 합격하고 레지던트 과정을 모두 거치면 완전한 의사 면허증을 받게 된다.   레지던트가 끝난 후 미국 의사협회(AMA)의 각 과별 전문의 시험을 합격하면 전문의가 되며 펠로우 과정을 거치면 각 분야 세부 전문의 시험을 거쳐  세부 전문의가 된다.    USMLE 3단계는 레지던트 과정 이수 전에만 통과하면 되지만 한국 의대 졸업생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시민권이나 영주권이 없는 한국인이 레지던트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귀국조항이 없는 취업비자가 필요한데, 이 취업비자를 얻기 위해서는3단계 시험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한국 의대 졸업생들이 미국 의사로 살아남기 위한 과정 중 가장 힘든 것이 레지던트매칭프로그램(NRMP)이다. 각 전공별로 레지던트 잡 오퍼를 낸 병원과 의대 졸업생들이 집단 미팅 짝짓기를 하듯지 선호 투표로 매칭을 하는 절차를 말한다.  1순위부터 차례로 매칭이 될때까지 이어가게 되는데, 2023년 레지던트 정원은 3만1천명이었으나 3만9343명이 지원해 80% 정도가 매칭됐다.  그런데 미국 의대 졸업자의 매칭비율은 95%, 외국 의대 졸업자는 50% 로 큰 차이를 보인다.   외국 의대 졸업자의 상당수는 카리브해나 중남미 지역 의대를 졸업한 미국인이다. 매칭 과정에서 인터뷰를 보게 되는데 영어에 미국한 한국의대 졸업자가 매칭에 성공하는 비율은 50%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병원은 아직 의료기술이 완벽하지 않은 신출내기 의사들에게 자신들의 비용을 지출해가며 도제교육을 시켜야 하는데, 이 비용 중 상당부분을 연방정부가 지원해줘야 레지던트 제도가 운영될 수 있기 때문에, 레지던트 인원을 크게 늘릴 수도 없다.   레지던트 매칭에 성공하더라도 어려움은 계속된다. 레지던트 연봉이 6-7만달러 정도 수준으로, 가족이 대도시권에 거주한다면 지원을 받거나 다른 경제적 원천이 있어야 한다.   워싱턴 지역 병원에서 레지던트 수련을 마쳤던 한인 외과의사 K씨는 “모든 이민자가 그렇듯이 영어와 인종차별 등의 문제를 겪게 된다”면서 “항상 1등만 하고 대접받아왔던 이들이기 때문에 내성이 많지 않아 중도에 포기하고 돌아가는 사례도 심심찮게 봤다”고 밝혔다.   K씨는 “미국에서 의사생활 15년째인데, 승진이나 연구비 등에서 불이익과 차별을 받은 적이 꽤 있었다”면서 “기본적으로 남들보다 훨씬 뛰어나고 두각을 나타내야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한인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개원한 한인 내과의사 Y씨는 “레지던트를 마치고 미국 종합병원에서 5년동안 호스피탈리스트(Hospitalist, 입원전담전문의)로 일한 적 이 있는데, 내 인종을 문제삼으며 노골적으로 진료를 거부하는 백인들도 있었다”면서 “한국같으면 절대 겪지 않을 일들을 수시로 당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옥채 기자 kimokchae04@gmail.com미국 한국 레지던트 과정 한국 의사 레지던트 전공

2024-09-04

[독자 마당] 잊어버린 한국말

요즘 눈이 건조해서 불편하다. 나이가 들어가니까 여기저기서 고장 신호가 나온다. 일기장을 펴보니 작년 8월에 안과 진료를 받았다. 거의 1년이 다 되어 간다. 안과 병원 예약을 하고 얼마 후 병원을 찾았다.     내 바로 앞에서 팔순이 넘어보이는 노부부가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의사가 파일을 들고 나와 노부부를 진료실로 안내했다.     그런데 남자 환자가 자기소개하는 소리가 진료실 바깥까지 들렸다. 미국 생활이 50년이 넘었고 미국 주류사회에서만 생활해 왔기 때문에 한국말이 불편하고 서툴다고 말한다.     부인이 옆에서 자신의 남편은 집에서도 영어로 이야기해서 영어를 잘 못하는 자신과 의사소통에 문제가 많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말투가 남편이 한국어를 잘 못해 이해해 달라는 뜻보다는 영어를 능통하게 잘 한다는 자랑이 더 느껴졌다. 마치 미국에 살면 영어를 잘하고 한국말을 잘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말투였다. 모든 말을 한국어 반, 영어 반으로 했는데 한국말을 거의 잊어버렸다고 당당히 말하는 태도가 귀에 거슬렸다.     그렇게 한국말 사용이 불편하다면 영어를 쓰는 의사에게 가면 될 일이다. 한국 의사를 찾아와 자신이 한국말 못하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할 필요가 없다.     살다 보면 여러 계층의 사람들을 만난다. 미국에서 오래 살다 보면 한국어를 잊을 수는 있다. 하지만 한국어를 못하는 것이 전혀 창피하지 않다는 태도와 대신 영어를 잘 하면 된다는 식의 말은 이해할 수가 없다.     한국어는 이제 세계의 언어가 되고 있다. 타인종 중에서도 자발적으로 한국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 이민자가 한국말을 못하는 것이 떳떳한 일은 아니다. 미국에 살면서 영어 잘 못하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지만 한국어를 잊어버리는 것도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다.  이산하·노워크독자 마당 한국말 한국말 사용 대신 영어 한국 의사

2022-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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